"아버지 가게, 제가 계속 해도 될까요?" 개인사업자 사망 시 사업자등록과 빚의 승계 법칙

 평생 가족을 위해 식당이나 가게를 운영하시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유족들은 슬픔 속에서도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힙니다. 가게 문을 당장 닫아야 할지, 아니면 자녀가 물려받아 계속 운영해도 될지, 그리고 **"가게 이름으로 된 대출금과 외상값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법인(주식회사)과 달리 **'개인사업자'**는 사장님 개인과 회사가 법적으로 한 몸입니다. 이 말은 곧 사장님의 사망이 사업체의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간판을 바꿔 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세금, 직원 월급, 거래처 미수금, 그리고 사업자등록증의 운명까지. 오늘 이 글에서는 사망한 개인사업자의 사업 권한과 채무가 상속인에게 어떻게 넘어가며, 자칫 잘못 운영했다가 상속 포기조차 못 하게 되는 **'사업 승계의 함정'**을 피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어두운 조명의 시네마틱 사진으로, 셔터가 내려진 상점 앞에 비스듬히 걸린 ‘Closed’ 표지판이 보인다. 가게 바닥에는 세금, 대출, 임금 체납을 의미하는 청구서들이 산처럼 쌓여 있고, 그 앞에 상속인을 상징하는 인물의 실루엣이 걱정스러운 자세로 서서 청구서를 바라보고 있다. 폐업 이후에도 남아 있는 사업 채무와 상속 부담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금융·법률 콘셉트 이미지.


1. 개인사업자의 본질: "사장님 = 회사"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핵심은 **개인사업자(Sole Proprietorship)**의 법적 성격입니다. 법인은 대표가 사망해도 '회사'라는 법적 인격체는 살아있지만, 개인사업자는 사업주 개인이 곧 기업입니다.

따라서 사장님이 사망하면, 그 가게의 모든 **자산(보증금, 재고, 설비)**뿐만 아니라 **부채(은행 대출, 거래처 외상값, 체납 세금)**도 고스란히 개인 상속 재산에 포함됩니다. "이건 가게 빚이지 아버지 개인 빚이 아니잖아요?"라는 항변은 통하지 않습니다. 사업 관련 채무도 모두 상속인들이 지분대로 떠안아야 할 100% 상속 채무입니다.

2. 사업자등록증의 운명: 폐업 vs 정정

고인의 사업자등록증은 사망과 동시에 자동으로 사라지거나 변경되지 않습니다. 상속인의 결정에 따라 두 가지 갈림길에 섭니다.

가. 사업을 접는 경우 (폐업) 상속인들은 세무서에 **'폐업신고'**를 해야 합니다. 폐업 사유는 '사망'이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폐업일(사망일)까지 발생한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상속인 명의로 신고·납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방치하면 가산세 폭탄을 맞게 됩니다.

나. 사업을 물려받는 경우 (사업자등록 정정) 가업을 잇기로 했다면, 신규로 사업자등록을 낼 필요 없이 기존 사업자등록을 승계받을 수 있습니다. 상속인은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대표자 변경)'**를 통해 명의를 고인에서 상속인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사업장의 권리와 의무(계약 관계 등)가 포괄적으로 승계되어 영업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3. 숨겨진 폭탄들: 직원 퇴직금과 세금

사업체를 상속받거나 정리할 때 상속인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숨은 빚'이 있습니다.

1. 직원 급여 및 퇴직금 고인이 고용한 직원들이 있다면, 그들의 밀린 월급과 퇴직금 지급 의무는 상속인에게 승계됩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 채권은 최우선 변제 대상이므로, 상속인들이 "가게에 돈이 없다"고 해서 책임을 회피할 수 없습니다. 상속 포기를 하지 않는 이상, 상속인의 개인 돈으로라도 지급해야 할 수 있습니다.

2. 부가세 및 소득세 사망한 해의 1월 1일부터 사망일까지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세금은 상속인들이 대신 신고하고 납부해야 합니다. 이 세금 또한 '상속 채무'로 잡힙니다.

4. 주의: 섣불리 '영업'을 하면 단순승인이 된다

상속인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고인의 빚(사업 대출 등)이 자산보다 많을까 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고민하고 있다면, 절대 가게 문을 열고 영업을 계속해서는 안 됩니다.

  • 재고 처분: 가게 물건을 팔아 현금화하는 행위

  • 수익 창출: 손님을 받아 매출을 올리고 그 돈을 쓰는 행위

  • 계약 갱신: 임대차 계약이나 거래처 계약을 내 이름으로 연장하는 행위

이러한 행위들은 모두 상속 재산에 대한 **'처분 행위'**로 간주되어, 법적으로 단순승인(모든 빚을 다 갚겠다고 약속함) 처리가 될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상속 방향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영업을 중단하거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 보존 행위 정도만 해야 합니다.

5. 현명한 대처 가이드

개인사업자 상속 문제는 다음 순서대로 처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1. 재무 상태 파악: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와 장부 확인을 통해 가게의 자산(보증금, 권리금 등)과 부채(대출, 미지급금) 규모를 정확히 비교합니다.

  2. 상속 결정:

    • 빚 > 자산: 즉시 영업을 중단하고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신청합니다. 직원들에게는 상황을 설명하고 노동청을 통해 체당금(대지급금) 제도를 안내하는 것이 좋습니다.

    • 자산 > 빚: 사업자등록 정정 신고를 하고 영업을 승계하거나, 폐업 후 자산을 매각하여 현금화합니다.

  3. 세금 신고: 상속 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세를 신고하고, 부가세 등 사업 관련 세금도 기한 내에 처리합니다.

마무리하며

"가게는 아버지의 인생 그 자체였다"는 생각에, 빚 규모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가업을 잇겠다고 서명하거나 영업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개인사업자 상속은 자산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금과 노무 리스크까지 한꺼번에 떠안는 '종합 선물 세트'와 같습니다.

반드시 세무사나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업장의 재무 건전성을 진단한 후, 승계할지 과감히 폐업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남은 가족들의 생계를 지키는 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구체적인 세무 처리와 상속 절차는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공동상속인 간 채무 변제 책임의 범위와 법정상속분에 따른 분할 귀속 원칙

공유자 우선매수청구권 실전 가이드: 행사 가능 시기, 횟수 제한 및 보증금 준비

상속 채무를 한 사람에게 넘길 때 채권자 동의를 받는 절차와 법적 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