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했는데 빚을 다 갚으라니요? 재산 ‘이렇게’ 썼다가 낭패 봅니다

한정승인 후 상속 재산을 무단으로 사용하면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경고성 블로그/유튜브 썸네일 이미지. 어두운 배경에서 한 사람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돈을 세고 있고, 그 위로 후드를 쓴 감시자가 '무효(Void)'라고 적힌 돋보기 아이콘을 들고 있다. 이미지 중앙에는 붉은색 큰 글씨로 "한정승인, 돈 쓰면 무효?", 그 아래 노란색 작은 글씨로 "내 돈인 줄 알고 썼다가 낭패 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변호사님, 저 법원에서 한정승인 결정문 받았어요. 그런데 왜 채권자가 제 통장을 압류하죠?”

상속 빚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정승인’**을 선택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입니다. 상속 포기는 아예 남남이 되는 것이라 이해가 쉽지만, 한정승인은 그 개념이 조금 복잡합니다.

많은 분이 **"법원 결정문만 받으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정승인은 결정문을 받은 **‘그다음’**이 진짜 시작입니다. 오늘은 한정승인 결정 후, 무심코 한 행동 때문에 빚더미에 다시 앉게 되는 치명적인 실수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1. 한정승인은 ‘면죄부’가 아니라 ‘조건부’입니다

한정승인의 정확한 의미를 먼저 짚어야 합니다.

"물려받은 재산(A)의 한도 내에서만 빚(B)을 갚겠습니다."

  • 상속재산: 5천만 원

  • 아버지 빚: 3억 원

  • 결과: 5천만 원만 갚고 나머지 2억 5천만 원은 책임지지 않음.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방패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무서운 **‘조건’**이 붙습니다. 바로 **"상속재산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할 것"**입니다. 이 조건을 어기는 순간, 방패는 깨지고 3억 원의 빚이 그대로 나에게 쏟아집니다.

2. 당신은 이제 ‘주인’이 아니라 ‘청산인’입니다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어차피 빚 갚는 데 쓸 돈, 내가 알아서 처리하면 되는 거 아니야?”

절대 아닙니다. 한정승인을 신청하는 순간, 당신은 상속재산의 주인이 아니라 **‘채권자들을 위해 재산을 관리하고 나눠주는 관리자(청산인)’**의 지위를 갖게 됩니다. 내 돈이 아니기 때문에 10원 한 장도 내 마음대로 쓰면 안 됩니다.

3. 한정승인을 ‘무효’로 만드는 위험한 행동 3가지 (실제 사례)

민법 제1026조는 상속인이 다음 행동을 하면 한정승인을 했더라도 ‘단순승인(모든 빚 상속)’으로 간주합니다.

① 상속 예금을 생활비나 개인 빚 갚는 데 사용

[사례] A씨는 한정승인 수리 후, 아버지 통장에 있던 300만 원을 인출해 자신의 카드값을 갚고 밀린 월세를 냈습니다. 어차피 빚이 더 많으니 큰 문제가 안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결과] 채권자는 이를 **‘상속재산의 부정 소비’**로 문제 삼았습니다. 법원은 이를 인정하여 A씨가 아버지의 빚 전액을 갚도록 판결했습니다.

② 고의로 재산 목록에서 누락 (가장 흔한 실수)

한정승인 신청 시 법원에 **‘상속재산 목록’**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때 실수 혹은 고의로 재산을 빼먹으면 치명적입니다.

[판례] 상속인이 피상속인(망인)의 예금 채권을 추심하여 수령하고도, 이를 상속재산 목록에 기입하지 않은 경우, 설령 악의가 없었다 해도 관리 의무 위반으로 보아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위험이 큽니다. (대법원 판례 참조)

③ 특정 채권자에게만 몰래 갚아주기 (편파 변제)

[사례] 아버지 빚 중에는 은행 대출도 있었지만, 아버지 친구에게 빌린 돈 1천만 원도 있었습니다. 도의적으로 미안했던 자녀는 상속 예금으로 친구 분의 돈만 먼저 갚아드렸습니다.

[결과] 다른 채권자(은행 등)가 이를 알게 되면 소송을 겁니다. 채권자 평등의 원칙을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단순승인이 되거나, 갚아준 돈을 다시 토해내야 하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4. "장례비는 써도 된다던데요?" (주의사항)

많은 분이 헷갈리는 부분이 장례비용입니다. 법원은 "사회 통념상 합리적인 범위 내의 장례비"는 상속재산에서 충당하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증빙’입니다.

  • 영수증이 없는 지출

  • 조문객 식대 등을 부풀린 경우

  • 장례와 무관한 비용 혼입

이런 틈이 보이면 금융사는 가차 없이 소송을 겁니다. 따라서 장례비를 상속 예금에서 썼다면, 1원 단위까지 영수증을 챙겨 소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5. 한정승인 후,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

한정승인은 결정문을 받은 뒤가 진짜 싸움입니다. 안전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다음 원칙을 꼭 지키세요.

  1. 섞지 마세요: 내 돈과 상속받은 돈을 철저히 분리하세요.

  2. 쓰지 마세요: 법적인 청산 절차(배당)가 끝나기 전에는, 커피 한 잔 값이라도 상속 예금에서 인출하지 마세요.

  3. 팔지 마세요: 중고차, 귀금속 등 유체동산을 임의로 당근마켓 등에 팔면 안 됩니다. 법원의 경매 절차를 거쳐 현금화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4. 공고하세요: 한정승인 결정 후 5일 이내에 신문 공고를 내고 채권자들에게 통지서를 보내야 합니다. (이 절차를 안 지키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6. 핵심 요약

“한정승인은 ‘면책 특권’이 아닙니다. 엄격한 ‘관리자 의무’입니다.”

  • 상속재산을 개인적으로 쓰면 👉 단순승인 (빚 전액 상속)

  • 재산 목록에 고의로 누락하면 👉 단순승인 (빚 전액 상속)

  • 아는 사람 빚만 먼저 갚으면 👉 손해배상 청구 대상

한정승인을 받고도 빚 독촉을 받는 이유는, 대부분 ‘절차’를 무시하고 ‘돈’을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상속재산 규모가 크거나 채권자가 많다면, 개인이 임의로 배당하지 말고 ‘상속재산 파산’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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