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가 상속 대위등기 시 납부한 취득세, 결국 누가 부담해야 할까? (상속포기 vs 한정승인)
가족이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되면, 빚이 재산보다 많을 것을 우려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채권자가 임의로 상속인들의 명의로 부동산 등기를 마쳐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를 **‘채권자 대위등기’**라고 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등기를 하려면 반드시 ‘취득세’를 내야 하는데, 채권자가 자신의 돈으로 세금을 먼저 낸 뒤, 나중에 상속인에게 “내가 너희 대신 등기하느라 쓴 세금을 돌려달라”고 청구하거나, 관할 구청에서 상속인 앞으로 취득세 고지서가 날아오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나는 원하지도 않았는데 진행된 등기, 과연 이 세금을 상속인이 내야 할까요? 오늘은 채권자 대위등기 시 발생하는 취득세의 납세 의무자와 상속 결정(포기/한정승인)에 따른 비용 부담의 쟁점을 명확히 정리해 드립니다.
채권자가 대위등기를 하며 취득세를 내는 구조
우선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권자가 굳이 자신의 돈을 들여 남의(상속인의) 상속 등기를 해주는 이유는 ‘친절’ 때문이 아닙니다. 채권 회수를 위해 해당 부동산을 **경매(강제집행)**에 넘기려면, 부동산의 명의가 돌아가신 분(피상속인)에서 현재 주인(상속인)으로 바뀌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지방세법상 부동산을 취득(상속 포함)하면 취득세를 내야 등기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급한 채권자는 등기소에 서류를 넣으면서 취득세를 본인이 먼저 **대납(대신 납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출한 비용은 민법상 ‘상속인이 치러야 할 비용을 대신 낸 것’으로 간주하여, 상속인들에게 구상금(돈을 갚으라는 청구) 소송을 제기하거나 경매 배당금에서 최우선으로 돌려받으려 합니다.
핵심 쟁점: 법적인 납세 의무자는 누구인가?
여기서 상속인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부분은 “내가 등기 신청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세금을 내야 하느냐”는 점입니다. 그러나 세법의 논리는 냉정합니다.
원칙적으로 **취득세의 납세 의무자는 ‘사실상 재산을 취득한 사람(상속인)’**입니다. 누가 등기 신청서를 냈느냐와 상관없이, 등기부상 소유자가 된 상속인이 세금을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채권자가 먼저 냈다면 상속인은 그 돈을 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 기본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 원칙이 모든 상황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인이 어떤 선택(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했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황별 세무 책임의 차이 (매우 중요)
1. 상속포기를 한 경우 (가장 중요) 상속포기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간주됩니다. 즉,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적이 없으므로, 취득세 납세 의무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만약 채권자가 대위등기를 해버린 후 상속인이 적법하게 상속포기 결정을 받았다면, 상속인은 채권자가 청구하는 취득세 구상금 요구에 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는 소유자가 아니니,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가서 받으라”고 항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에서 상속포기자에게 취득세 고지서를 보냈다면, 상속포기 심판문을 제출하여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이미 등기된 내 이름도 ‘경정 등기’를 통해 지워야 합니다.
2. 한정승인을 한 경우 한정승인은 ‘상속은 받되 빚 책임만 제한’하는 것이므로, 부동산의 소유자는 한정승인자가 맞습니다. 따라서 취득세 납세 의무도 한정승인자에게 있습니다.
“빚 안 갚으려고 한정승인 했는데 세금은 내야 하나?”라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네, 내야 합니다. 취득세는 상속 재산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데 필요한 ‘상속 비용’으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돈을 ‘내 지갑(고유재산)’에서 낼 필요는 없습니다. 상속받은 재산(부동산 경매 대금 등) 내에서 이 세금을 처리하면 됩니다. 채권자가 대납한 취득세는 경매 절차에서 ‘집행 비용’이나 ‘상속 비용’으로 인정받아, 부동산 매각 대금에서 채권자가 우선적으로 회수해가는 구조로 정산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억울한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한 대응 전략
채권자 대위등기로 인한 세금 문제를 겪지 않기 위해 상속인이 취해야 할 일반적인 대응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상속포기 의사가 확고하다면 서둘러라 채권자가 등기를 하기 전에 상속포기가 수리되면 가장 깔끔합니다. 만약 등기가 된 후에 포기 결정이 났다면, 즉시 관할 구청 세무과에 연락하여 **“상속포기자이므로 취득세 부과는 부당하다”**는 사실을 소명해야 합니다. 이를 방치하면 체납자로 분류되어 본인 고유 재산이 압류될 위험이 있습니다.
2. 한정승인자는 ‘상속 비용’ 처리를 주장하라 채권자가 취득세를 내놓고 “당장 현금으로 갚으라”고 독촉할 때, 덜컥 개인 돈을 송금하지 마십시오. “부동산이 경매로 팔리면 그 대금에서 배당받아 가라”고 대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민법상 상속에 관한 비용은 상속 재산 중에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3. 등록면허세와의 구분 참고로 등기 자체를 말소할 때도 세금(등록면허세)이 듭니다. 상속포기 후 잘못된 등기를 지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에 대해서도 채권자와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실익을 따져봐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채권자가 상속인 대신 등기를 하고 세금까지 냈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회수가 절박하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문제는 결국 상속인이 ‘진정한 소유자’가 되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론이 납니다.
상속을 포기했다면 세금 낼 의무도 함께 사라집니다. 그러나 한정승인을 했다면 세금 의무는 존재하되, 그 재원을 상속 재산에서 충당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억울한 세금 고지서를 받았다면, 당황하지 말고 본인의 상속 결정문(심판문)을 들고 세무 부서를 찾아가 정확한 납세 의무 관계를 따져보는 것이 재산 지키기의 핵심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세금 부과 처분 취소 및 구상금 분쟁은 개별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다를 수 있습니다.
